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이영조 위원장의 망언규탄 및 이영조 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상경투쟁을 시작하며

학살책임자들이 정권을 찬탈하고 있던 시절을 제외하고는 역대 대통령들마다 5.18민주화운동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이 되었고, 광주시민의 희생과 민주화를 위한 노력은 후세가 본받고 계승해야 할 자랑스러운 역사임을 강조해 왔다.

또한 이 나라의 법원은 5.18학살책임자들에게 내란 및 내란목적 살인죄를 적용하면서 광주시민의 민주화를 위한 항쟁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저항권의 행사였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국회는 5.18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광주시민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국가가 예우를 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국가기관인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의 이영조 위원장이 국제학술대회에서 5.18민주화운동을 민중반란이라고 표현하고 제주 4.3항쟁을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한 국가기관의 책임자가 본분도 모른 채 국론분열을 조장하는 짓을 서슴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우리 5.18민주유공자들의 명예 문제를 넘어 헌법과 국가기강 자체를 뒤흔드는 폭언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누리고 있는 민주와 자유와 정의는 1980년 5월, 광주의 핏빛 절규와 몸부림에서 시작된 것임은 세상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5.18민주화운동은 국가기념일이 되고, 희생자들은 민주유공자로 인정되어 국가와 국민의 예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 들어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갖가지 술수와 획책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여러 번 우려와 분노를 표시하였다. 이제 국가기관의 장까지 나서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다분히 의도적인 사태를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다시 1980년 5월 그날의 심정과 자세로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이 중대한 사태를 좌시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기념사를 통해 이야기한 사실을 기억하고 즉각 이영조 위원장을 해임하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국가가 반민주적인 권력을 앞세워 국민의 인권을 학살해 온 과거의 아픈 상처들을 치유하고 국민통합을 추진해야 할 진실화해위원장의 망언은 단순히 이영조 위원장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가기관의 장이 그런 짓을 해도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명박 정권의 비호와 국가권력의 핵심 세력들의 의식이 그 정도이기 때문에 벌어진 참상이다. 그래서 이 책임은 당연히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흘린 피와 처절한 희생이 30년이 지나 또 다시 짓밟히는 것을 두고만 볼 수는 없다. 또한 우리는 국가보훈처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갖가지 음해와 왜곡을 보고만 있는 처사에 대해서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선배들이 피 흘려 일궈놓은 민주화가 퇴보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하고 전국의 시민, 사회단체는 이영조 위원장의 즉각 사퇴와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데 힘을 모아 줄 것을 호소하며, 야권의 정치인들도 이런 망언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이영조 위원장의 사퇴가 이루어지는 그 순간까지 강력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며, 사즉필생의 5.18항쟁의 심정으로 투쟁해 갈 것이다.

2010년 11월 25일

5.18민주유공자단체 및 5.18민주유공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