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특별법 개악 시도 제주사회 ‘분노’
도·의회·시민사회단체 “개정안 철회” 한목소리
입력날짜 : 2010. 04.16. 00:00:00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4·3특별법 개정안을 심의한다는 소식에 제주사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15일 '4·3특별법의 개정안 발의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 지사는 "이번 개정안 발의는 화해·상생 그리고 평화를 지향하는 특별법의 기본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서 심의 확정한 역사적 사실을 재논의 하려는 움직임은 유족은 물론 도민에게 중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는 불필요한 이념 논쟁이 되살아나 제주사회의 통합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지사는 "개정안 심의가 일단 보류됐지만,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개정안 철회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6·2지방선거를 앞둔 지방 정가도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민주당 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4·3유족들의 가슴에 다시 대못을 박는 작태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다"며 "한나라당은 개정안을 즉각 폐기 처리하고 유족과 도민 앞에 사죄하라"고 말했다. 또 민노당 도당과 국민참여당 도당도 "겉으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도의원을 1순위로 추천해달라며 4·3유족들을 위로하고 걱정하는 척하면서, 뒤에서는 슬그머니 4·3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해 제주도민을 무시하고 빨갱이로 몰아가고 있다"며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도지사 예비후보들도 관련 성명을 통해 일제히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한나라당 도당은 오는 17일 개정안 국회 상정에 대한 대안 마련을 위해 4·3유족회와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상일 도당위원장은 간담회를 통해 유족회를 만나 개정안에 우려를 표명하고, 법률적인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밝힐 예정이다.
또 이와 관련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연구소, 제주4·3도민연대, 한국민예총 제주도지회, 4·3평화재단 등 도내 관련 단체들도 일제히 성명을 내고 '4·3특별법 개악안'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의원 등이 이날 성명을 통해 "끝을 모르는 한나라당의 4·3 흔들기를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 국회의원들은 "이번 개정안의 의도는 정권이나 위원이 교체되면 언제든지 그 입맛에 따라 기존 결정을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어 기존 1만3천5백64명에 대한 4·3희생자 결정을 원점으로 돌릴 수도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제주도의회 김용하 의장과 장동훈 행자위원장, 김수남 4·3특위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 4·3특별법 개정안 상정 반대 성명서를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 등에게 전달했다.
최태경 기자 tkchoi@hallailbo.co.k
작성일 : 10-04-1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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