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추가 신고접수된 4.3희생자 2485명이 4년이 지난 26일 비로소 4.3특별법에 의한 희생자로 결정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단 한번도 회의를 갖지 않았던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가 26일 4년만의 '늦깎이 회의'를 열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번 희생자 추가 결정에서는 무엇보다 '4.3 수형인'이 포함되면서 의미를 더했다.

그동안 사망자와 행방불명자, 후유장애자 등으로 한정돼 왔던 4.3희생자 범위가 지난 2007년 공포된 4.3특별법 개정법률에서는 '수형인'까지 확대되면서, 214명의 수형인이 이번에 희생자로 결정된 것이다.

4.3 수형인은 제주4.3 역사의 산증인임에도 희생자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져 왔으나 뒤늦게나마 결정이 이뤄지면서 위안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희생자 결정' 문제에 있어서도 갈 길은 멀었다.

4.3 수형인만 하더라도 아직도 신고하지 않은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희생자 추가신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행히 4.3중앙위의 제16차 전체회의 말미에는 기타사항으로 우근민 제주지사가 4.3희생자에 대한 추가적인 신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4.3국가추념일 지정도 건의했다. 이 건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긍정적인 뜻을 표했다고 한다.

4.3단체에서는 비록 이번 결정이 늦게 이뤄져 아쉬움이 컸지만 이를 계기로 해 지지부진한 4.3해결사업이 다시 발빠르게 추동시켜 나가는 촉매가 되길 기원했다.

그런데 이번 제16차 전체회의 의결사항에서는 희생자 결정에 묻혀 전면에 부각되지 못한 또다른 결정사항이 있었다.

바로 제주4.3평화공원 3단계 조성사업 추진계획안에 대한 의결이다.

위원회는 3단계 공원조성 사업의 경우 이미 완료된 제1단계(위령시설) 및 제2단계(4·3사료관) 사업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사업비 120억원을 들여 4·3평화교육센터와 4·3평화의 종 등 교육시설과 4·3상징물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4.3단체 일각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3단계 위령공원 조성사업비가 400여억원에서 120억원 규모로 4분의 1가량이 축소 편성된데 대한 불만이다. 2003년 수립된 공원조성계획에서는 3단계로 나눠 시행하되 총 900여억원이 투입되며, 이중 3단계에서는 120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제시돼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번에는 120억원만 반영됐다.

그것도 사업내용에 있어서는 아직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개원 후 처음 가졌던 업무보고에서도 상당한 만류가 있었던 사업들이 공원 조성계획에 반영된 것이다.

'4.3평화의 종'과 '성령의 연못'(Holly pond) 시설계획이 그것이다. 평화의 종은 20억원, 연못은 16억원 가량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중 '성령의 연못' 계획은 현 4.3위령공원의 중심부에 있는 중앙위령탑을 다른 곳으로 이설하고 그 자리에 평화를 상징한 하늘연못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연못은 지름 40m(반경 20m) 규모로 조성된다.

   
4.3평화공원 제3단계 사업에 포함된 '성령의 연못' 위치도. <헤드라인제주>
   
4.3평화공원 3단계 조성계획에 포함된 '성령의 연못'. <헤드라인제주>
문제는 이 연못이 조성되면서 현 중앙상징탑인 위령탑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면서 지난 2단계에 걸쳐 조성된 전체적인 평화공원 시설물 배치도의 동선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3평화공원은 전국 설계공모를 통해 선정된 공간기획이 실시설계를 했고, 이 설계에 따라 전체적인 동선과 시설물 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조형물 등의 추가 설치는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연쇄적으로 변경하는 결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

4.3단체 일각에서 지적하는 두가지 차원의 내용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4년만에 이뤄진 희생자 추가결정의 기쁨 속에서도 3단계 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어떻게 불식시켜 나가느냐 하는 문제가 과제로 남게 됐다. 제주도 4.3사업소와 4.3평화재단이 풀어나갈 몫이기도 하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