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4.3희생자와 유족들에게 매월 일정액을 생활지원금으로 지원한다는 조례 제정에 나섰다가 ‘본전’도 찾지 못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위성곤)는 10일 제280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4.3사건 생존희생자 및 유족 생활지원금 지원 조례안’을 심사, ‘부결’ 처리했다.

조례안은 제주4.3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생존희생자 및 고령 유족에 대한 최소한의 생활지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4.3사건 생존희생자나 유족이 읍·면·동사무소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매월 15일에 3만원을 지원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지원 대상 연령. 제주도는 지원 대상을 ‘85세 이상’으로 정했다.

이날 심사에서 의원들도 이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윤춘광 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은 “국가에서 하는 노인 지원 등은 모두 80세부터”라며 “국가에 의해 유족·희생자로 결정되고 60년 넘게 고통을 받아왔는데, 85세 이상만 지급한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박규헌 의원(애월, 민주당)도 “일반적으로 노인이라면 80세라고 생각하는데 85세는 너무 높다”며 지급 대상 연령을 낮출 것을 주문했다.

장동훈 의원(노형 을, 한나라당) 역시 “조례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대상과 관련해서는 나이에 관계 없이 유족 전체에 적용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문익순 4.3사업소장은 “지원 대상이 85세로 너무 높다는데 공감은 한다”면서도 “하지만 예산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예산을 고려해 85세로 정했다”고 답변했다.

제주도는 85세 이상 3만원 지급 시 올해 2억16000만원(1200명), 85세 이상 5만원 지급 시 3억5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대상을 80세(1707명)로 낮출 경우에는 5억1300만원의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행자위는 “조례안 제정 목적이 4.3의 역사성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하고 있고, 상위 법령에 배치되는 부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또한 지급대상자 범위 등이 불분명한 점 등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 된다”며 ‘부결’ 처리했다.

행자위는 다만 유족회와 4.3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토론회 등을 개최한 뒤 4월 임시회 때 처리키로 했다.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