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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군사재판으로 집단학살돼 암매장된 4.3영령들이여 영원히 안식하소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제주4.3 영령들이 땅속을 벗어나 양지바른 4.3평화공원으로 안치됐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26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봉안관에서 행방불명인 발굴유해 영령에 대한 봉안제와 봉안식을 개최했다.

봉안식에는 홍성수 유족회장을 비롯해 우근민 제주지사, 문대림 제주도의회 의장, 양성언 제주도교육감, 강창일 국회의원, 장정언 4.3평화재단 이사장과 유족 등 수백여명이 참석했다.

홍성수 4.3유족회장은 추도사에서 “우리 한이 풀릴 수 있다면 다시 한번 소리 내어 울고 싶다"며 "이승의 한을 푸시고 떠나시는 길 우리 4.3 유족들을 굽어 살피소서"라고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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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도지사는 조사에서 “60여년 동안 구천을 헤매며, 역사의 진실을 하염없이 기다리다 이곳 평화공원 양지바른 평화공원에 안치하게 돼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며 "4.3과 한국전쟁 전후 예비검속으로 수많은 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안타까운 역사의 비극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4.3의 역사를 가슴에 묻고, 굳굳하게 살아온 유족들의 눈물을 결코 잊어버린 적이 없다"며 "71구의 유해가 사랑스런 가족의 품에 안겼지만 대부분의 유족들이 유해를 확인하지 못한 섭섭함을 이해하고, 오늘 396신위가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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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림 의장 역시 "춘분이 지났음에도 꽃샘추위가 물러가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며 "억울하게 희생당한 영령들과 유족들의 한과 아픔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차가운 땅속에 누워 계시느라 얼마나 분하고 억울하셨겠느냐, 눈인들 제대로 감으시기나 했습니까"라며 "이제 그토록 보고싶었던 밝은 세상으로 나오셨고,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못한 영령들이 더 많지만 곧 신원이 확인되고 유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기원했다.

장정언 4.3평화재단 이사장은 “유해발굴을 통해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면 집단희생과 암매장에 대한 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리 후손들은 다시 이 땅에서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봉안관에 안치된 영령들은 지난 1949년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아 집행된 희생자 48명 등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 영령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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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제주시 화북지역에서 발굴된 유해를 포함해, 2007년 제주공항 서북측, 2008년 제주공항 동북측, 2010년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에서 발굴된 396구다.

이 중 71구는 DNA 감식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4·3유족회는 지난 14일 제주대 의과대학에서 발인제를 시작으로 25일까지 발굴유해 396구에 대한 장례식을 모두 마쳤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는 유전자 감식이 가능하도록 확인번호를 붙여 봉안관에 안치했다. 봉안관 옆에는 유해발굴 현장을 재현해 후손들의 교육의 장이 되도록 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