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방치되던 '이승만 별장' 보수 정비 예산 도의회 통과, 이달부터 사업 착수

▲ 수십 년간 방치돼 흉물로 전락한 이승만 별장 '귀빈사'가 보수공사에 들어간다. <제주의소리DB>

수십 년 동안 방치돼 폐가와 다름 없던 이승만 대통령 별장 귀빈사(貴賓舍)가 복원을 위한 보수 공사에 들어간다.

제주시는 이승만 별장 보수·정비에 필요한 지방비가 제주도의회를 통과하면서 이달부터 사업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별장 내·외부 보수 2억4천600만원(국비·지방비 각 1억2천300만원)과 집기류 보존처리 사업 1억원(국비·지방비 각 5천만원) 등 총 3억4천600만원이 확보됐다.

현재 문화재청에 설계승인을 올린 상태로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보수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수십 년 방치되면서 상해버린 내부 시설물 교체와 비치된 가구 일체 복원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귀빈사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산 156번지에 위치해 있다. 1957년 미군의 지원으로 건축된 벽돌조의 소규모 귀빈사로서 대지 660㎡에 건물면적 234㎡의 1층 건물 한 채다.

당시 미국식 전원형 단독주택 형식으로 지어져 이국적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전 대통령 부부가 1957년과 1959년에 두 번 머물렀던 곳이다. 국가원수가 사용한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지난 2004년 9월4일 등록문화재 제113호로 지정됐다.

1961년 5·16쿠데타 이후 국립제주목장이 폐쇄되면서 1962년 민간에 매각됐다. 이후 50여년 간 방치되다시피 해 흉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문화재 지정되고나서도 10년 가까이 폐가와 다름 없었다.

이에 지난 2010년 제주시가 실시한 종합정비계획수립용역에 나섰다. 건물구조안전진단 결과 위험 등급인 ‘D등급’ 판정을 받아 건물정비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제주시는 보수보강 및 기반시설에 10억원, 기념관 조성과 공중화장실 등 기반시설 10억원 등 총 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기념관을 조성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승만 기념관 건립사업’ 소식에 4·3 유족들은 "4.3학살의 장본인에 대한 기념관 건립은 있을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 2년 가까이 보수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결국 제주시는 기념관 건립사업은 우선 접고 폐허가 된 귀빈사 복원에 초점을 맞춰 이번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