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재단, 정부지원금 전년比 10억 삭감…사업 줄줄이 축소 ‘퇴행’

   
이명박 정부가 끝끝내 제주도의 ‘4.3 바로세우기’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제주4.3평화재단에 대한 올해 정부 지원예산이 대폭 축소돼 4.3 관련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4.3해결을 약속한 박근혜 새 정부에서는 정부 눈치를 보지 않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안정적 재원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새해 정부예산안에 반영된 올해 4.3평화재단 사업예산은 20억원으로, 지난해 30억원에 비해 10억원이 삭감됐다.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해당 상임위원회에서는 30억원으로 증액이 됐지만, 결국 예결위 문턱을 넘지 못해 정부예산안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 때문에 4.3평화재단 사업비는 전년에 비해 30% 이상 삭감돼 신규 사업은 고사하고 기존 사업들도 줄줄이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가장 큰 차질이 우려되는 사업은 4.3유족진료비 지원 사업이다.

만 61세 이상인 유족들의 외래 진료 때 본인부담액 중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하반기가 되면 예산 부족으로 중단될 우려가 크다.

지난해에는 10억8900만원이 소요됐지만, 올해는 7억원만 편성됐다. 더욱이 올해 희생자·유족 추가신고로 사업대상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사업비는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재단은 우선 다른 사업비 중 남는 예산으로 ‘돌려막기’를 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업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할 경우 유족들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희생자 추모사업 중 가장 대표적인 제65주년 희생자 위령제 봉행 예산도 2억5000만원에서 2억3000만원으로 줄었다.

도민들의 호응을 받는 4.3역사문화아카데미는 지난해 5800만원에서 올해 4000만원으로, 전국청소년 4.3평화캠프 예산은 66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4.3평화재단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기금인 경우 지난해 7억원을 적립했으나 올해는 단 한 푼도 배정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008년 출범 이후 정착기에 접어들어야 할 4.3평화재단은 매해 예산과 전쟁을 벌이면서 오히려 활동 범위가 축소되는 등 운영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4.3평화재단 지원을 약속한 만큼 향후 정책과제에 재단의 안정적인 예산 확보를 위한 방안 등 후속조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재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부 추경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4.3해결을 공약한 만큼 추경에는 반영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4.3유족회 관계자는 “재단 사업들을 보면 4.3유족에 대한 복지사업이 거의 없다”면서 “제 어머니의 소원이 제삿날 올릴 쌀 한 됫박 받는 것이다.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