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회 제주4.3평화문학상 시 부문 당선자 박은영씨(왼쪽)와 소설 부문 당선자 양영수씨.
비극의 역사 제주4.3을 정면으로 파헤친 소설이 제2회 제주4.3평화문학상에 당선됐다.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4.3평화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조명철)는 지난 24일 본심사를 거쳐 시 부문 당선작에 박은영(37.경기 부천) 시인의 '북촌리의 봄', 소설 부문 당선작에 양영수(68.제주시) 작가의 '불타는 섬'을 각각 선정했다.

'북촌리의 봄'은 극한적 상황에서도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미래의 전망을 피력하고 있음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즉 슬픔을 슬픔으로 노래하기 보다는 그 슬픔이 '버텨내고 이겨내는' 것임을 간결하면서도 봄비와 같은 젖은 음색으로 노래했다는 찬사를 들었다. 심사위원들은 박 씨의 다른 작품들도 당선작에 못지않은 작품성이 있다며 앞으로의 활약상을 기대했다.

전남 함평 출신인 시인은 2010년 제2회 천강문학상 대상, 2011년 농어촌희망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기독교 시모임 '품시' 동인이다.

박 씨는 "그날(4.3)의 자취를 캐내는 일은 한 문장, 한 문장 가슴을 치는 일이었다. 가장 아픈 자리에서 푸른 싹이 나는 일이었다"며 "4.3 당시 죄 없이 희생된 분들의 무덤 앞에, 오래 고개를 숙인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불타는 섬'은 4.3사건을 직접적으로 다룬 소설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동안의 '피해자 vs 가해자'와 같은 이분법적 인식의 구분을 허물면서 서로에 대해 등거리적 시각으로 접근, 서술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또 4.3 미체험 세대나 역사에 대해 무관심한 대중들에게 4.3을 이해시키고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매우 유익한 접근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대 문학박사인 양 씨는 30년동안 제주대 영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직했다.

그는  "4.3사건의 역사적 진실을 정면에서 다루는 작품을 쓰고자 했다. 이 엄청난 사건의 역사적 배경과 원인을 드러내고 싶었고, 우리의 선조들이 다른 방향의 선택을 했을 경우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상상을 해보았다. 선조들의 이 같은 비극에서부터 우리 후손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제2회 제주4.3평화문학상은 2013년 5월 24일부터 12월 20일까지 진행된 전국 공모에 시 980편(81명), 소설 36편이 접수됐다. 올해 1월부터 2월 24일까지 예심과 본심을 거쳤다. 당선자에게 지급되는 상금은 시 2000만원, 소설 7000만원이다.

제주4.3평화문학상은 4.3의 아픈 상처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키고, 평화와 인권.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도민화합과 제주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고자 2012년 3월 제정됐다.

올해 본심사 위원으로는 시 부문에 김준태.신경림.이시영 위원 등 3명, 소설 부문에 윤정모.임헌영.현기영 위원 등 3명이 참여했다. 

시상식은 4.3 희생자 추념일에 앞서 3월 18일 오전 11시 제주도청에서 열린다. 

제1회 제주4.3평화문학상은 현택훈의 시 '곤을동'과 구소은의 소설 '검은 모래'가 각각 당선됐다. '검은 모래'는 2013년 11월 은행나무출판사에서 발간돼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3월에 2판 인쇄 예정이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