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책으로 배웠던 제주4.3을 직접 보고 듣고 가슴으로 배우기 위해 학생들이 나섰다.

전교조제주지부(지부장 김상진)는 5일 오전 8시50분 '교사,학생,학부모가 함께 가는 4.3기행'을 테마로 2009년 4.3 유적지 순례를 진행했다.

이날 순례는 초.중학생, 학부모, 교사 등 총 120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시권과 서귀포시권으로 나뉘어 실시됐다.

제주시권 순례단은 4.3사건의 발발지인 관덕정을 시작으로 박성내, 별도봉 유해발굴지, 곤흘동, 목시물굴을 찾아 61년전 제주의 가슴아픈 역사를 하나하나 집어 봤다.

'박석내' 앞. 박석내는 개화파 박영효가 몇 해 동안 이 근천에서 살았던데서 연유됐다. 그런 박석내가 4.3때에는 학살터로 이용됐다고 한다. 특히 제주도내 유지들, 그리고 주민들이 이곳에서 비밀리에 죽어갔다.

▲ 별도봉 진지동굴 앞에서 4.3 희생자들을 위한 묵렴의 시간을 가졌다. <미디어제주>

▲ 목시몰굴 앞에서도 4.3 희생자들을 위한 묵렴의 시간을 가졌다. <미디어제주>

1948년 11월 21일 제주시 선흘리 일대가 토벌대에 의해 불탄 이후 선흘리 주민들이 선흘곶 일대의 곶자왈과 동굴을 은신처로 삼았다. 하지만 굴이 발각되면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

200여명의 주민들이 은신하고 있던 목시몰굴 역시 토벌대에 의해 40명이 총살을 당했다. 희생자 중에는 100일도 안된 어린아이, 50세 넘은 노인도 있었다고 한다.

한 초등학교 어린이는 목시물굴 앞에서 쓰고 있던 모자를 벗고 묵렴을 한 후,  "4.3은 많은 제주도민들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사건이예요"라며 그 동안 알고 있던 4.3을 얘기한다. 오늘 그렇게만 알고 있던 4.3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느낀점을 말했다.

마지막 코스인 4.3평화공원. 4.3평화공원 전시관을 들어서자 '4.3백비, 이름짖지 못한 역사'라고 적힌 비 하나가 눈에 띈다. 여기에는 이러한 문구가 적혀 있다. 

'봉기, 항쟁, 폭동, 사태, 사건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제주4.3. 아직까지도 올바른 역사적 이름을 얻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이 비에 제주4.3의 이름을 새기고 일으켜 세우리라.'

4.3으로 우리 조상들이 무고한 죽음을 당했지만, 61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영혼을 달래기 위한 마땅한 이름이 없다는데 학생들에게는 더욱 받아들이기 슬픈 현실이 됐다.

▲ 중앙여중 3학년 김아림 학생이 4.3 당시 '곤을동'에서 있었던 일을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중앙여중 3학년 조아영 학생은 "4.3의 아픔과 심각성을 느끼게 됐다"며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정부에서도 도와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4.3 유적지 순례단.

한편, 서귀포시권은 정방폭포를 시작으로 외돌개 진지동굴, 천제연 주차장, 섯알오름 탄약고터, 백조일손지지, 동광리 헛묘를 순례하고 4.3평화공원에서 제주시권 순례단과 만나 동행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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