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먹고사리 이디저디 솟아나듯

입산하는 우리 사랑, 반짝반짝 돋아나네.

문 무 병(이사장, 시인)

친구여.

우리. 오늘은.

정말 새 기분으로

사랑하였음에 더는 헤매지 말자며,

우리, 행복을 약속하며 산에 오르세.

어제 입산하며 느꼈던 행복,

지금 입산하며 느끼는 사랑,

4.3의 땅에서 미래의 평화를 다짐하며

이맘때면 언제나 한라산 곶자왈 먹고사리 꺾는

우리 어머니와 누이의 웃음에 뒤,

고사리 장마처럼 적시고 간 그 시국,

한라산을 오르던 역사 생생하게 기억하며,

청명 3월 스무엿새. 이천십년 양력 오월 둘째 일요일

4.3연구소 개소 21주년 기념하는 오름등반과

연구소와 뜻을 같이한 분들과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둥지를 짓는 새 뜻 새 마음 모으나니,

동지여. 오늘, 오늘, 오늘이네.

날도 좋아 오늘, 달도 좋아 오늘.

그대와 함께 오르는 새로운 입산이여.

흰 호랑이 백호가 포효하는 경인년

오월의 둘째 일요일은 우리 4.3 연구소의 생일날.

문을 연지 스물한 돌을 맞으며 동지들 모두 손목 잡고

오름에 올라 하늘에 고하는 우리의 다짐이여.

자, 또 하나의 입산이네. 우리 오름에 오르세.

바람처럼 낙서하고 가는 우리의 새로운 입산이여.

기억하세. 무자.기축년처럼,

도약을 위한 새로운 입산.

우리 4.3동지들의 아름다운 입산이여.

※ 5/9일 창립21주년 기념행사로 오름등반을 하였습니다. 번널오름에 올라 우리의 입산을 얘기하고 왔습니다. 내용은 고사를 하면서 읽었던 축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