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질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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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재심의, 추가신고자 미결정에 대해

총리님과 각 정당의 입장을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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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동안 한맺힌 세월을 보내왔던 우리 4·3희생자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님의 결단으로 ‘4·3희생자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제66주년 희생자추념식이 처음으로 국가제례로 봉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기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몸 둘 바를 몰라 했습니다. 많은 유족들은 영령들의 영전에 이 기쁜 소식을 전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추념일을 전후해서 뜻하지 않은 소식들이 들려왔습니다. 설마 설마했던 소식들이 파장을 일으키면서 우리 유족들의 가슴을 또다시 아프게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유족들은 화해와 상생의 정신에 찬물을 끼얹히는 최근의 몇가지 사안에 대해 공개질의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첫째, 정홍원 국무총리께 묻습니다.

먼저 추념일 지정에 도움을 줬고 추념식에 참석하셔서 저희 유족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주신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그런데 그날 오전 추념식에서 “4·3이 보여준 화합과 상생의 정신은 국민 모두가 실천해야할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던 총리께서 그날 오후 국회에서는 4·3희생자에 대한 재심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소식에 우리 유족들은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도대체 총리님의 본 뜻은 무엇입니까? 화합과 상생입니까? 아니면 새로운 갈등을 조장하는 것입니까?

더욱이 이해할 수 없는 소식이 또 전해졌습니다. 추가 신고된 희생자 200명과 유족 27,973명에 대한 심사를 마쳐 4·3위원회 위원장인 국무총리의 결재만 남았는데, 한달 이상 결재가 미뤄지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총리실에서 4·3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하는 대신 위원별로 서면결의를 시도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고, 당연히 4·3추념식 행사 이전에 결정될 사안으로 여겨졌던 희생자 유족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진짜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 유족회 대표들은 조만간 총리실을 방문하고자 합니다. 앞의 의문사항에 대해서 진솔한 답변을 바랍니다.

둘째, 새누리당 하태경 국회의원께 묻습니다.

하 의원은 희생자를 재심사할 수 있는 4·3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들었습니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남로당 핵심 간부와 무장대 수괴급을 가려내는 그럴듯한 소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몰고 올 파장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일부 보수단체들이 눈을 부릅뜨며 했던 일들, 즉 헌법소원, 국가소송, 행정소송 등 온갖 소송을 다 제기했지만 왜 그들이 모두 패소했을까요?

하 의원은 4·3의 실체를 알고 있습니까? 갓난아이와 노인에 이르기까지 국가권력에 의해 수만명이 참혹한 참사를 당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그런데도 우리 유족들이 그 학살에 참여한 군경이나 우익단체원들을 화해와 상생의 정신아래 용서하고 용인하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하 의원은 일방의 주장을 듣고 숲은 보지 않고 나무만 본 채 겨우 봉합해가는 4·3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를 했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공개적인 답변을 바랍니다.

셋째, 새누리당 중앙당과 제주도당에 묻습니다.

먼저 황우여 대표 등 많은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추념식에 참석해서 위로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의 처사는 미래로 나아가는 4·3의 화합의 길을 가로막고 낡은 이념논쟁으로 후퇴하자는 처사로 볼 수밖에 없는데, 중앙당의 공식 입장은 무엇인지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서, 새누리당 제주도당과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들은 작금의 사태에 대한 입장과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넷째, 제주출신 국회의원들께 묻습니다.

제주 지역구 3명의 국회의원은 모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입니다. 이미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의 이름으로 “새누리당의 폭거”라고 규정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국회 차원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저지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 주시길 바랍니다.

2014년 4월 8일

제주4·3희생자유족회

후유장애인협회

제주4·3연구소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4·3도민연대

재경4·3유족회공동

재일본제주4·3희생자유족회

백조일손유족회

북부예비검속유족회

만벵디유족회

삼면유족회

현의합장묘4·3유족회

제주참여환경연대

여성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