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경찰의 발포로 6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3·1사건으로부터 시작된 제주4·3항쟁은 이듬해인 1948년 4월 3일의 봉기를 기점으로 무장투쟁에 돌입하면서 1954년까지 무려 6년간 지속된 사건이다. 올해로 그 사건은 종식 70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그것은 대학살의 주역인 국가 입장에서의 종식인 것이지, 피해자인 도민에게는 그후에도 계속 진행 중인 사건이었다. 역대 독재정권들이 도민의 집단기억 말살을 획책하면서 4·3의 진실과 진상을 집요하게 은폐하여왔던 것이다. 4·3의 진실과 진상에 접근하는 일은 철저한 금기여서 자칫 빨갱이로 몰려 큰 불행을 당할 위험이 상존했고,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도민의 입은 얼어붙어 있어야 했다.